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비파나무 뿌리

천지인바라기 2022. 11. 22. 15:53

비파나무 뿌리는 천근성이라는 말이 있습니다. 직근성인 나무 뿌리는 원뿌리가 땅 속 깊이 파고 들어가는 반면에 비파나무는 성목(10년생)인 경우에도 30-50cm 이상 파고 들어가지 않는 듯 합니다. 그동안 비파나무가 천근성인지 궁금해서 저희 농장에 죽은 비파나무가 있어 진짜인지 확인해 보기로 했습니다.

10년 생 비파나무 뿌리

캐다보니 땅이 너무 단단해서 정확하게는 파지 못했지만 땅 아래로 깊이 파고드는 뿌리는 없고, 대신에 상당히 굵은 뿌리들이 땅 근처에서 뻗어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. 아래의 어린 비파나무 뿌리에서도 강한 원뿌리(주근)는 보이지 않고 대신에 가늘고 긴 뿌리(측근)들이 많이 보입니다.

일반 토양에서 자란 2년생 실생묘

포드에서 자란 2년생 실생묘
 
포트에서 자란 실생묘의 뿌리는 흙이 부드럽고 양분이 좋아 가늘고 긴 뿌리들이 포트를 빙둘러 감싸고 있습니다.

포트묘 뿌리

 
다시 저희 농장에 10년 생 비파나무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. 2년 전 까지는 그런데로 잘 자라다가 작년부터 상태가 나빠 보이더니 올 해 드디어 죽었습니다. 왜 죽었는지 궁금해서 뿌리를 캐보기로 했습니다. 원 줄기의 직경이 10cm 정도 되다보니 캐기도 무척 힘들었습니다.
 
절단된 비파나무 줄기(흐릿하게 보이는 나이테)

먼저 죽은 비파나무의 줄기를 절단해보았습니다. 어떤 사람은 비파나무는 나이테가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해서 직접 잘라보았습니다. 죽은지 몇 개월 되어서인지 나이테가 선명하지 않았습니다. 하지만 자세히 보면 성장 속도에 따른 나이테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.

비파나무 죽음에 대한 가설입니다. 이 비파나무를 심을 때 생땅을 포크레인으로 구덩이를 파고 묻었습니다. 그 때는 별 생각없이 심었는데, 이제 보니 아래 사진처럼 너무 깊이 심었습니다. 비파나무는 천근성이라 표토층 가까이에 뿌리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깊게 심었더니 측근을 땅 가까이 뻗으려 애쓴 모습이 보입니다.

발근한 비파나무 뿌리

비파나무는 측근성이라 뿌리가 잘 뻗어 나갈수 있도록 부드러운 토양, 물빠짐이 좋고 강한 잡초나 나무가 주변에 없는 토양이 비파의 생육에 알맞다는 것을 느껴봅니다.